언어학습의 해답은 반복에 있다
아이들은 반복을 통해 언어를 익힌다. 그렇다고 한 단어를 공책에 스무 번씩 써봐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 단어의 뜻이나 스펠링을 아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말할 때 단어를 적절히 사용할 수 없으면 그 단어를 제대로 안다고 볼 수 없다. 한 단어라도 제대로 익히려면 실생활에서 수십 번 반복해서 듣고, 말하고, 읽고, 쓰는 활동이 필요하다. 반복은 운동선수에게는 기초체력훈련 같은 것이다.
모두 반복의 중요성은 알고 있지만 어떻게 반복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이에게 같은 단어를 10번 반복해서 따라 해보라고 하면 아이는 금방 지겨워할 것이고 별로 효과도 보지 못할 것이다. 예를 들어 단어 하나를 배우더라도 그 단어로 단어 카드도 직접 만들어보고, 그 단어를 써서 대화도 해보고, 영어동화에서 그 단어를 찾아보는 등의 다양한 활동으로 반복학습을 하는 것이다. 반복학습의 해답은 이렇게 한 가지 내용을 여러 활동을 통해 되풀이하는 데 있다.
하나의 주제나 내용을 배울 때 무수히 많은 활동을 통해 반복학습을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모양에 관해 가르친다면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다양하게 반복할 수 있을 것이다. 10가지 예를 소개하였으니 참고해 활용해보도록 한다.
1. 모양 카드 만들기
circle, square, rectangle, heart, star등의 모양을 아이와 함께 오려 모양 카드를 만들면서 모양과 관련된 영어단어를 알려준다.
2. 모양 카드 찾기
벽이나 가구에 모양 카드를 군데군데 붙여놓고 Where is a circle?(동그라미는 어디 있어요?)라고 물어본다. 아이는 엄마가 불러준 모양 카드를 찾아 Here it is.(여기요.)라고 대답하도록 한다.
3. 없어진 카드 찾기(기억력놀이)
여러 모양의 카드를 늘어놓고 아이에게 보여준 다음에 그중 모양 카드 하나를 감춘 다음 어떤 것이 없어졌는지 찾게 한다. 영어단어를 배우면서 집중력도 키워줄 수 있다.
4. 물건 모양 말하기
창문이나, 방문, 가구나 생활도구의 모양을 말하게 한다. 예를 들어 엄마가 방문을 가리키면 아이가 The door is a rectangle.(문은 직사각형이에요.)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The window is a square.(창문은 정사각형이에요.), The table is a circle.(테이블은 동그라미예요.)처럼 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활용해 볼 수 있을 것이다.
5. 단어 카드와 모양 카드 맞추기
먼저 아이와 함께 모양을 나타내는 단어를 적어, 단어 카드를 만들고 모양 카드와 짝을 맞추는 것이다. 게임처럼 가위바위보를 해 이긴 사람이 먼저 모양 카드와 단어 카드를 맞출 수 있게 하면 재미있게 단어를 익힐 수 있다.
6. 같은 카드 찾기(집중력 놀이)
단어 카드와 모양카드를 섞어서 뒤집어놓은 같은 단어와 모양의 카드를 찾아낸다.
7. 모양에 관한 동화 읽기
모양에 관한 내용을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책을 찾아 읽어본다.
8. 미니 북 만들기
잡지에 실린 사진이나 그림 중에서 모양에 맞는 것을 찾아 오린다. 그 다음 노트에 같은 모양끼리 붙여 미니북을 만든다.
9. 빙고 게임 하기
9칸(3*3) 또는 16칸(4*4)의 빙고판을 만들고 그 안에 여러 모양들을 그리고 서로 모양의 이름을 불러가며 빙고 게임을 한다.
10. 모양에 관한 단어 따라 쓰기
노트에 모양을 그리거나 모양 카드를 보여준 다음 아이가 노트에 단어를 쓰게 한다.
이렇게 하나의 내용을 여러 방법을 통해 반복학습을 시키면 아이들은 자신이 같은 것을 반복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못한다. 지루해 하지 않고 즐겁게 학습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활동을 통해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네 가지 영역을 골고루 익힐 수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다른 표현과 단어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으니 더욱 효과적이다.
성급한 부모들 중에는 이런 과정을 이해하지 못한 채 몇 개 되지도 않는 단어를 가지고 왜 그렇게 시간만 질질 끄느냐고 불평하기도 한다. 하지만 단어 익히기나 외우기 하나만 놓고 얼마 되지 않을지 모르지만 그 효과는 새로운 단어를 매일 몇 십 개씩 외우는 것과 비교할 수 없다.
<영어 가르치는 엄마들의 교과서>(김미영 지음/랜덤하우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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