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영어교육 ‘A to Z’ “영어와 친구되는 법 가르치세요”

엄마들의 새해 소망은 한결같다. “우리 아이 공부 좀 잘하게 해주세요”나 “글로벌 시대에 영어 만큼은 남보다 잘하게 해주고 싶다”는 바람이다.

특히 영어는 조급한 마음에 남보다 일찍 시작하고, 비싼 영어유치원에도 보내보지만 아이의 실력이 뜻대로 일취월장하지 않아 속을 태우는 과목이다.

이런 엄마들에게 브리태니커 장경식 상무는 “언어를 배우려면 사물에 대한 인지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획일적인 방식보다 자녀의 연령과 수준에 맞는 학습량과 시간을 정하는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유아 시절의 맞춤 영어 공부는 엄마가 가장 잘 할 수 있단다. 그 시기의 자녀에 대해 가장 잘 아는 것은 바로 엄마이기 때문이다. 엄마와 함께 영어를 시작하면 좋은 점이 더 있다. 영어 실력은 물론 올바른 인성 형성에도 도움이 된다. 자녀가 적응하고 발전해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뿌듯하다. 장경식 상무에게 효과적인 엄마표 유아 영어 학습법을 들어봤다.

△엄마표 영어 누구나 할 수 있다=흔히 ‘엄마표 영어’하면 엄마가 영어를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엄마들이 직접 자녀를 지도하기를 꺼려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하지만 엄마표 영어의 핵심은 ‘영어 자체’를 전수하는 과정이 아니라 ‘영어와 친구가 되는 법’을 터득하는 과정이다.

유아 시절에는 문법이나 작문처럼 전문적인 스킬을 가르치는게 아니므로 자녀가 영어에 익숙해지도록 친근감을 심어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엄마의 발음이 조금 서툴더라도 영어 동화책을 읽어주는 모습 자체가 아이들에게는 재미다.

아이들은 엄마와 소통하고 사물을 인지하는 과정에서 영어를 하나의 의사소통 수단으로 인식하게 된다.

단, 공부를 시작하면서 금세 모국어처럼 영어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유아들은 성장과 함께 학습 속도도 다른 탓에 지나치게 다른 아이와 비교해 욕심을 내면 ‘독’이 될 수 있다. 발달 정도에 다라 적당한 수준의 학습을 하면서 꾸준히 관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나치게 높은 수준의 영어를 강요하면 어려서부터 영어에 대한 거부감만 갖게 할 뿐이다. 엄마표 영어의 ‘A to Z’는 어디까지나 영어에 대한 흥미 유발임을 명심해야 한다.

△‘많이’ 보다 ‘자주’=아이에게 한글을 처음 가르칠 때 같은 단어를 반복해서 들려주듯이 외국어를 배울때 가장 중요한 것도 반복과 듣기다. 자주 듣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를 매칭시켜 사물을 인지한 뒤 글자를 통해 표현하는 과정이다.

아이들은 자주 들려주는 말에 금방 익숙해지므로 영어 노래를 들려주고, 시청각 자료에 많이 노출시키는 것도 방법이다.

중요한 것은 한 번에 많은 분량의 동화책을 읽어주거나 음악을 들려주는 것보다 조금씩 자주 반복하는게 효과적이다.

유아들은 집중시간이 짧으므로 30분 정도가 적당하다.

생활 속에서 영어를 접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영어에 대한 낯설음과 두려움을 없앨 수 있다. 집안 곳곳에 영어 단어나 문장이 쓰인 카드를 붙여 놓으면 자주 보는 단어와 물건을 연계시키기 쉽다.

아이가 자주 듣는 말을 영어로도 들려주면 더 빨리 친숙해질 수 있다. 이를테면 “사과는 영어로 애플(apple)이고, 인형은 영어로 달(doll)이야”라는 식으로 한꺼번에 알려주면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과나 인형에 대한 두 가지 언어를 동시에 익힐 수 있다.

△쉽게 재미있게 시작해야=엄마표 영어를 시작할 땐 ‘쉽고, 재미있게’만 기억하면 된다. 아이가 따라할 수 있을 정도의 쉬운 영어 노래와 챈트(chant)로 흥미를 유발하면 적극성을 높일 수 있다.

챈트를 할 때는 우선 한 번 들려 준 뒤 엄마가 주요 표현을 알려줘 해당 부분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한다. 그 다음에 다시 한번 듣고 반복해 외우도록 한다. 혹시 아이가 흥미는 보이는데 잘 외우지 못할 경우 학습 기간을 좀 더 길게 정하면 효과적이다.

좋아하는 노래는 직접 부르면서 참여도를 높이는 것도 방법이다. 노래와 관련된 율동은 재미를 더욱 키울 수 있다. 신나게 춤 추는 동안 영어는 공부가 아닌 놀이가 된다. 영어 DVD나 어린이 영어 채널을 활용하면 다양한 노래와 율동을 익힐 수 있다.

영어 동화책을 살 때는 자녀가 좋아하는 동물이나 음식 등이 많이 그려진 책을 선택하는게 좋다. 아이들은 좋아하는 것에 쉽게 집중하기 때문이다. 삽화가 많을 수록 단어 구성도 쉬워 어렵지 않게 공부할 수 있다.

△액티비티(Activity)는 필수=유아 영어는 ‘학습’보단 ‘놀이’로 접근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관련 게임이나 활동만큼 효과적인게 없다.

온가족이 영어 단어를 활용한 게임을 해보는 것도 좋다. 자녀가 잘 아는 단어를 활용해 그것과 관계있는 그림을 찾거나 행동을 하면 재미를 높일 수 있다. 예를들어 엄마가 ‘rabbit’이라는 단어를 말하면서 깡충깡충 뛰면 아이는 어렴풋이 토끼를 연상하게 된다. 이때 학습용 찰흙이나 클레이(clay)로 자녀와 함께 토끼 형태를 만들면 온 몸으로 영어를 체득할 수 있다.

DVD 등 시청각 자료를 활용할 경우 내용과 관련된 간단한 퀴즈를 내는 것도 좋다. ‘주인공이 먹은 음식은?’, ‘주인공은 무엇을 찾아 모험을 떠났을까?’ 등의 질문을 하면 아이가 내용을 얼마나 이해했는지 알 수 있다. 관련 사물을 나눠 스티커를 붙이거나 알맞은 그림을 연결하는 과정도 아이들이 좋아한다.

영어 연극이나 뮤지컬도 영어에 흥미를 주는 활동들이다. 직접 참여해 준비하다보면 상황에 맞는 문장을 통째로 접할 수 있다. 이때 영어 연극과 뮤지컬의 소재는 흥미롭게 읽은 책에서 선정하고, 대사 외우는데 힘들어하면 분량을 조절해 준다. 동선을 짜고 무대 의상을 준비하는 과정도 영어에 익숙해지는 계기가 된다.

권성하 기자 nis-1@daejonilbo.com

(출처 : 대전일보사 1월11일 기사)